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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이 글은 다분히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글이고 실용적인 목적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오픈형 이어폰의 저역 재생 한계는 100Hz 정도까지입니다. (3dB 기준)


물론 대부분 음악의 저역 정보는 90~100Hz 정도에 몰려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생 한계가 적어도 그리 음감에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만

저역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잘 들리지 않게 되지요.


그래서 오픈형 이어폰 사용하시는 분들께서 아마 100Hz 이하의 대역을 EQ로 강조해본 적이 있으실텐데

생각보다 그렇게 해도 개선효과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유야 당연한 것이, EQ로 보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저역의 롤오프(roll-off)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지요.

더불어서 재생되지 않는 대역을 강조하게 되면 음압으로 전환되지 않으면서도

이어폰에 상당한 에너지를 가하게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디스토션이 생기거나 이어폰이 오작동할 수 있습니다.


[주 : 그런 이유에서 몇몇 오디오 장비에는 서브소닉 필터라는 게 달려 있지요.

재생되지 않는 저역을 커트함으로써 불필요한 디스토션과 스피커의 오작동을 막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100Hz 이하의 극저음을 재생할 수 있느냐 의문이 생기실텐데,

우리의 귀를 '속이게' 되면 매우 손쉽게(?) 극저음을 재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Missing Fundamental이란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듣는 수많은 소리들은 단순한 사인파(Sine Wave)가 아니라

하나의 사인파, 즉 기음(Fundamental)과 여러개의 사인파, 즉 배음(Harmonics)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기음은 인간이 인지하게 되는 음높이를 결정하게 되고, 배음은 소리의 색을 결정하게 되는데요,

이때 배음은 기음 주파수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주파수를 가지게 됩니다.


가령 어떤 소리의 기음 주파수가 f라고 하면 그 배음의 주파수는

2f, 3f, 4f, ...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죠.


따라서 이 소리를 구성하는 사인파의 주파수를 나열하면

f, 2f, 3f, 4f, ...

이런 형태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기음을 제거하여

2f, 3f, 4f, ...

이렇게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보자면 기음의 주파수가 사라졌으니 뭔가 다른 음높이의 소리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재미 있게도 귀에는 똑같은 음높이로 들리게 됩니다. 즉 기음이 없는데도 기음의 주파수인 f가 인지되는 거지요.


▲ Missing Fundamental 원리를 보여주는 동영상


이를 Missing Fundamental 원리라고 하는데, 일종의 음향심리학(Psychoacoustics)적 효과입니다.

실제로 기음은 존재하지 않는데, 우리 귀는 거기에 속아 넘어가서(?) 존재하지도 않는 기음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100Hz 이하를 재생하지 못하더라도 100Hz 이하 소리의 배음만을 적절하게 생성시켜주면

오픈형 이어폰에서도 100Hz 이하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신기하죠?


이런 원리가 적용된 가장 가까운 예는 바로 SRS Labs의 TruBass입니다.

다음 링크를 살펴보면 TruBass에 해당 원리가 사용되고 있는 걸 알 수 있으며

Missing Fundamental에 관한 좀 더 디테일한 설명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www.srslabs.co.kr/content.aspx?id=3182


또한 SRS Labs 뿐 아니라 여러가지 프로용 플러그인으로 알려져 있는 Waves 역시 MaxxBass라는 이름으로

해당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역이 잘 재생되지 않는 소형 스피커나 랩탑 컴퓨터의 스피커에 적용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마스터링 시에 사용 가능하도록 VST로도 MaxxBass가 출시되어 있고, MaxxBass가 탑재된 프로용 모듈 역시 존재합니다.

...그리고 찾아보니 Windows Media Player용 플러그인도 있더군요.

(만들 거면 차라리 Winamp 용이 나을텐데, 도대체 왜 WMP용으로! OTL)


http://www.waves.com/Content.aspx?id=327

http://www.maxx.com/Content.aspx?id=721

http://www.maxxplayer.com/


[주 : 삼성의 DNSe 음장의 Bass Extension도 Missing Fundamental을 이용해서 저역을 강화합니다.

다만 잘 작동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코원의 Mach3Bass는 해당 원리가 사용되었는지 확인되지 않는데

한번 테스트할 수 있다면 좋겠군요.]


...그리고 이걸 DSP(digital signal processor)가 아닌 아날로그로 구현한 사례도 있습니다만 이건 이따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은 Waves의 MaxxBass만 살펴보도록 하지요.


살펴볼 샘플 음원은 40Hz 사인파입니다. 40Hz를 선택한 건 그냥 Denon Technical CD에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저역 재생 능력이 좋은 대부분의 스피커의 저역 한계가 대충 그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북쉘프 스피커에서는 40Hz 사인파를 물려보면 그냥 '그으으으으'거리는 소리만 나고 음압이 나오지 않지요.

물론 서브우퍼는 매우 잘 재생하고, 북쉘프 스피커들 역시 우퍼의 사이즈가 커지면 충분히 제대로 재생됩니다.

한편 헤드폰의 경우는 비교적 저역 재생이 잘 되는 편이라 음압은 잘 나옵니다만 썩 재생이 원활한 편은 아닙니다.

(40Hz 부근에서 THD가 상당히 높아집니다.)

가장 저역을 잘 재생하는 건 인이어 이어폰이지요. 특히 삽입이 깊고 밀폐가 잘 되는 이어폰들이 저역 재생이 좋습니다.


여하튼 40Hz 음원 파일 원본의 스펙트럼은 이렇습니다. (CD에 수록된 음원은 0dB입니다만 비교를 위해 -6dB로 음량을 줄였습니다.)


40hz_original.jpg


당연하게도 40Hz에 단 하나 피크가 있고 별다른 피크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여기에 다음 MaxxBass 설정을 적용해봅시다.


maxbass.jpg


각 매개변수에 대한 설명은 MaxxBass의 매뉴얼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데 간략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110Hz 이하의 대역을 컷하고, 해당 대역의 배음을 만들어서 0dB로 추가시킨다.

2. 원본의 110Hz 이하의 대역을 -12dB만큼 더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컷오프 주파수(여기선 110Hz) 이하의 대역을 아예 제거하기도 합니다.

소형 스피커에 적용할 때 보통 그렇게 하는데 애초에 재생도 잘 안 되는 대역, 잘라내버리는 게 훨씬 이득이거든요.

괜시리 컷오프 주파수 이하의 대역을 재생시키게 되면 까딱 잘못하다 스피커가 고장나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주 :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어플들 중에 휴대폰 스피커의 저역 제한을 풀거나 이퀄라이징이 가능한 어플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거 잘못 건드리시면 스피커 망가집니다. (사용해본 어플은 주의하라고 경고를 주긴 하더군요.)]


그러나 오픈형 이어폰의 경우,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약간이나마 110Hz 이하 대역이 있는 게

저역 양감에 유리하기 때문에 약 -12dB 가량 더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아무리 110Hz 이하 대역의 톤이 잘 재현된다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에너지면에서는 좀 빈약할 수 밖에 없지요.

이렇게 110Hz 이하 대역을 완전히 잘라내지 않고 어느 정도 더해주게 되면 저역 에너지가 조금은 보강되리라 봅니다.)



이제 위의 설정이 적용된 음원의 스펙트럼을 보시죠.


40hz_maxxbass.jpg


40Hz 부분은 이전보다 꽤 감소되어 있습니다. 한편 옆에 40Hz의 배음들이 추가된 게 보이시죠? 

이 배음들 덕분에 40Hz 톤이 더욱 또렷하게 들리게 됩니다.


음원 파일을 같이 올리니 직접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40hz.zip



실제로 오픈형 이어폰의 경우 저역 응답이 상당히 개선됩니다. 저역이 좀 더 단단해지고 풍부해지지요.


그러나 하이파이적으로 접근하면 이런 방법은 꽤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렇게 배음을 만든다는 건 추가적으로 디스토션을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저역에 추가적인 하모닉 디스토션이 유발되는 셈이지요.

또한 에너지가 상당한 저역 신호를 한 1kHz 정도까지의 대역을 통해 재현하고 있는만큼

어느 정도의 마스킹도 우려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음악에 적용해봤을 때 썩 음질이 나빠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아무래도 DSP에서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보다도 약간의 음질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저역이 충분히 보강되는 점에서

충분히 괜찮은 맞교환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한편 약간 머리를 더 쓰면 오픈형 이어폰 뿐 아니라 보통의 북쉘프나 톨보이 스피커의 저역을 개선할 목적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장치를 누군가가 아날로그로 설계한 적이 있습니다-_- 바로 Meier-Audio의 Jan Meier 씨지요.


http://gilmore2.chem.northwestern.edu/projects/showfile.php?file=meier5_prj.htm


이 제품은 현재 Meier-Audio에서 판매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현재 독일 내부에서 특허로 묶여 있습니다. (물론 특허는 Jan Meier 본인의 소유) 아무래도 컨슈머 오디오 용으로 설계된 제품은 이 제품 밖에 없을 것 같군요-_-

여하튼 썩 시장성이 있을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당연하지요, 그냥 서브우퍼 붙여주는 편이 더 실용적인 해결책입니다. (...)


그리고 사실 오픈형 이어폰에 이만큼의 노력을 투자하는 것도 별로 실용적이지 못합니다.

그저 간단하게 쓸만한 인이어 이어폰을 사는 게 훨씬 더 나은 선택이지요. ㅎㅎ


하지만 매우 흥미롭고 신기한 주제이기 때문에 한번 소개해보았습니다.

부디 재미 있으셨기를 :-)


추가.


이런 장치에 대한 Jan Meier의 견해를 추가로 번역해놓습니다. (원문은 바로 위 링크에서 발췌)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베이스 톤들이 인공적인 것이라고 말할 겁니다. 그리고 큰 크기의 스피커가 재생하는, 착색되지 않은 실제 음을 절대 재현할 수 없다고 하겠지요. 하지만 이 장치를 옹호할 논리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일단, 큰 크기의 스피커일지라도 착색되지 않은 실제 음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30Hz의 음은 약 11 미터의 기본 파장을 가지는데, 보통 크기의 거실에서는 이런 주파수의 음들이 약화되고 또 제대로 재현되지 못하지요. 벽과 바닥, 그리고 천장의 반사로 인해 원래 음파의 많은 부분들이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진동으로 인해 우리는 깊은 저음을 느끼게 되지만, 귀로 듣는 것은 그렇지 않지요.


더 나아가서, 공간의 공진으로 인해 매우 고르지 않은 주파수 응답이 야기되고, 더불어 음향 에너지의 감쇠 시간 역시 매우 길어집니다. 대개 공간 음향과 관련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고역이 아니라 가장 낮은 저역에서 발견됩니다. (심지어 욕실에서 음악을 듣더라도 그러합니다.) 이 장치는 룸의 음향이 별로 문제되지 않는 대역으로 음향 에너지를 옮깁니다. 따라서 음악을 그저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게 되는 것이죠. [주: 저음이 진동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실제 귀로 들린다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헤드폰에서는 귀와 드라이버 사이의 거리가 귀와 벽 사이의 거리보다 무척이나 짧고, 따라서 반사되는 음파는 훨씬 줄어듭니다. 물론 피부 등에서 반사되는 음도 있습니다만, 긴 파장으로 인해 반사음은 직접음과 같은 위상에 놓이게 됩니다. 헤드폰 내부 공간에서는 단지 매우 높은 고음만이 간섭으로 소리 특성에 영향을 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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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한 음향기기라도 좋은 음악을 재생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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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chel

2011.10.31 08:53
정리하면
일종의... 미술에서의 점묘법과 비슷한건가요;; 이해가 따라주질 않네요 ㅋㅋㅋ
그나저나, 스피커가 고장날 수도(고장나게 할수도) 있는게 소프트웨어적으로 있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어쩐지 사는 dap마다 내장스피커가 점점 음질이 안좋아 지더라니....
안드로이드에도 srs가 나오기만을 바라는 밖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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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2011.10.31 12:48

궁금해서 SRS Audio Sandbox 설치해서 SRS TruBass도 살펴봤는데, 결과는 좀-_-실망스럽습니다.

왜 음장을 이렇게 만들었나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디지털 루프백이 아니라 Stereo Out으로 얻어낸 결과이기는 하지만 TruBass 자체의 형태를 살펴보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SRS_TruBas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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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2011.10.31 14:32

Missing Fundamental이라.. 신기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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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2011.11.02 00:26

MaxxBass를 제외하고도 상용 프로그램으로 비슷한 것들은 몇 있는데 데모로 사용해보니 썩 마음에 드는 건 많이 없더군요.

무료로 구할 수 있는 Small Speaker Bass Enhancer란 것도 써봤는데 설치 및 사용도 힘들고, 결과물도 영...


http://beatwaves.net/node/54


한 개인 개발자가 관련 VST를 만들고 있는 모양입니다. 조금은 기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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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리

2011.12.01 00:43

프로듀싱 단계에서 악기의 톤을 더 묵직하고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당연히 쓰이는 처리장치인 컴프레서와 진공관 프리앰프가 이거랑 맥이 같은 목적을 띄고 있어요


적어도 소리와 곡을 만드는 단계에 한해서 만큼은요


기타와 베이스기타의 앰프중에 진공관이 박혀있는 빈티지가 대표적이죠


소리가 들어갔다 나오면 무조건 이렇게 땡땡하고 뚜렷하게 변합니다


당근님이 잘 알고계실 댄스뮤직이 어찌보면 일반 팝송보다 이런거에 더 많이 의존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미니멀이나 피짓이나 덥스텝은 추구하는 소리에 이같은 경향이 덜한 편이지만, 정통 프로그레시브의 시적인 팻베이스와 제일 많이 팔리는 메인스트림 클럽댄스의 규범적인 톤에는 예외없이 이런 메카니즘이 동원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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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ijoo

2012.01.28 11:10

확실히 뚜렸한 저음이 들리는군요.

하지만 저음의 강력한 에너지까지 바라는 건 사치겠죠...

뭐 안나오는거 보다는 나으니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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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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