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앰프는 그 특성을 측정해 보면 대부분의 제품이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제품보다 물리적인 특성이 나쁩니다. 그런데도 진공관 앰프만을 고집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왜 그럴까요? 측정이라는 것과 실제의 음질과는 관계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아날로그의 향수에 젖어서 진공관 앰프의 불빛이 주는 플라시보효과 때문에 그럴까요?
측정을 할 때에는 여러 가지 측면(Frequency Response, Dynamic Range, Noise Level ...)에서 측정을 합니다만 이번 게시물에서는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인 THD를 중심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analogstereo.com/amp_mcintosh_mc275.htm
참조 게시물*
음계(도레미파솔라시)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
http://goldenears.net/board/2920)
*
음악감상을 위한 소리의 기본지식 (
http://goldenears.net/board/867)
위의 2가지 게시물을 모두 읽으신 분은 이번 게시물의 내용을 대부분 아실것 같습니다.
우선 THD는 Total Harmonic Distortion의 약자입니다. 여기에서 Harmonics란 것은 Overtone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말로는 "배음"이라고 합니다. Harmonics에 대한 설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한데, 이번 게시물에서는 전자회로적인 설명과 악기의 공명 이렇게 2가지 측면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전자회로에서의 Harmonics

기음(1kHz)과 배음들
위의 그림은 사운드 카드에서 1kHz의 신호(파란색 사각형안의 신호)를 재생하면서 출력되는 신호를 측정한 결과인데, 결과를 보면 1kHz의 원래의 신호뿐만이 아니라 1kHz의 신호보다 n배가 큰 주파수의 신호들이 생깁니다. 즉 2kHz, 3kHz, 4kHz등의 신호가 생깁니다.(빨간색 원의 신호) 이러한 신호들을 Harmonics라고 합니다. 이런 Harmonics들은 전자회로의 입장에서 보면 "없던 신호가 생긴 것"이므로 발생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필요한 Harmonics들을 측정하여 원래의 신호와 이러한 신호들의 비율을 계산한 것이 THD입니다. 즉 이러한 Harmonics들은 없어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그 값을 수치화 하여 만든 측정치가 THD입니다. (단어 그대로 Distortion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THD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Total_harmonic_distortion
즉 이 수식을 위의 그림과 연관 지어 설명을 하면 2kHz의 신호 + 3kHz의 신호 +4kHz의 신호+ ...와 같은 모든 Harmonics의 Power의 합을 1kHz 신호가 가지는 Power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Harmonics를 수학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 공대생들이 공업수학시간에 배우는 그 유명한 Fourier series가 있습니다.
참고 : Fourier series는 전자회로 뿐만이 아니라 진동분석, 음향, 광학, 신호처리, 이미지 처리, 압축 등에도 사용이 됩니다.
악기에서의 Harmonics
Harmonics에 대한 전자회로에서의 "불필요한 신호"라는 개념과는 달리 악기에서는 "악기의 음색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성분"으로 생각을 합니다. 악기에서는 Harmonics성분이 많아야 풍성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Harmonics성분을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 악기의 공명구조를 사용하여 이러한 성분을 적절히 조절을 하여 악기 고유의 음색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악기별로 사용하는 실제 주파수(Fundamentals) 대역과 악기별 배음의 주파수 대역을 함께 나타낸 그림입니다.

출처 : http://www.independentrecording.net/irn/resources/freqchart/main_display.htm
빨간색 박스는 기음(Fundamentals)영역 즉 악기의 원래의 소리를 의미하고, 노란색 박스는 배음(Harmonics)영역 즉 악기의 공명통을 통하여 발생을 한 소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현악기인 Harp의 경우에는 공명통이 없기 때문에 배음 성분이 거의 없지만 Gutar, Violin등의 악기는 공명통을 통하여 소리가 공진되면서 배음 성분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주파수 대역의 폭으로만 보면 기음 영역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넓은 주파수 대역입니다. 즉 악기의 경우는 공명통을 사용하여 일부러 Harmonics를 만들어서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알아보면, 그러면 전자회로 (EX. 오디오 앰프, 사운드 카드)에서는 왜 이런 Harmonics성분을 안 좋다고 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왜냐 하면 전자회로에서도 Harmonics가 많이 생길 경우 통신용 앰프에서는 특성이 좋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오디오용 앰프의 경우에는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줄 수 있으니 좋지 않느냐?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소리의 기본적인 특성을 조금 더 알아보면 아시게 됩니다.
소리의 특징소리에는 어울리는 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있습니다. 어울리는 소리란 복수의 다른 소리를 들었을 때, 몇 개의 소리가 들리는지 구분이 잘 안 갈 정도로 하나의 소리로 인식이 되는 소리를 말하고, 어울리지 않는 소리란 복수의 다른 소리를 동시에 들었을 때 서로의 소리가 잘 어울리지 않아 그 차이가 명확하여 소리의 구분이 잘 되는 소리를 말합니다.
이때 잘 어울리는 소리는 2가지의 경우가 있는데, 이를 수치적으로 분석을 해 보면 기준 주파수의 2배 또는 절반이 되는 주파수의 소리가 첫 번째의 경우입니다. 이때 (2배/절반)의 음의 차이를 "같은 음정"이라고 하고 하나의 "옥타브"차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440Hz의 "라" 음과 220Hz의 "라" 음은 한 옥타브의 차이라고 하고 이때 두 가지 소리를 동시에 들으면 몇 가지의 소리가 나오는지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 어울리는 소리의 2번째는 기준 주파수의 2/3의 비율인 경우이고 이를 "완전5도 음정"이라고 합니다.
소리1. 440Hz의 소리.
소리 2. 440Hz + 220Hz의 소리
이를 전자회로에 적용을 해 보면 전자회로에서 발생을 하는 Harmonics성분은 n배의 주파수로 발생이 됩니다. 이때 n배로 발생하는 Harmonics성분들 중 "같은 음정" 즉 한 옥타브의 차이인 주파수 2배의 차이가 나는 소리의 경우에는 듣기에 좋은 소리가 됩니다. 하지만 홀수배 주파수들의 경우는 2배는 될 수가 없으므로 가장 잘 어울리는 소리인 "같은 음정"에서 일단 제외가 되었고, 몇몇 주파수를 제외하면 "완전5도"에 해당하는 2:3의 비율에도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홀수배 Harmonics성분은 듣기에 거슬리는 소리가 됩니다.
누가 이런 말을 처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짝수배 Harmonics는 따듯한 느낌이 나고 홀수배 Harmonics는 차가운 느낌이 난다."라는 말은 짝수배의 Harmonics는 같은 음정의 소리이므로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지만 홀수배의 Harmonics는 대부분의 성분들이 그렇지 않다라는 점에서 "차갑다."라고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소자의 특징
진공관을 통하여 증폭이 되는 소리는 Harmonics성분 중 짝수배의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을 하는데 비하여, 트랜지스터 앰프들은 홀수배의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을 합니다. 따라서 진공관 앰프의 경우에는 입력된 신호들이 앰프를 거치게 되면 앰프는 악기의 공명통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게 되지만 트랜지스터 앰프들은 상대적으로 홀수배의 Harmonics성분이 많으므로 그렇지 않게 됩니다.
결론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는 철학을 달리하여 접근을 해야만 합니다. 진공관 앰프에서의 배음은 소리를 풍성하게 해 주므로 그러한 배음을 없애는 방향이 아닌 잘 조절하여 활용을 하는 방향으로 접근을 해야 하고, 트랜지스터 앰프는 배음성분이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Harmonics가 가능한 없는 제품을 사용하시는 방향으로 접근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는 이러한 사용방식의 철학부터가 다르므로 하나의 같은 기준으로 제품을 논하는 것이 맞지가 않습니다. 즉 진공관의 경우에는 THD의 수치가 커도(대부분 1%는 넘죠.) 좋은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트랜지스터 앰프의 경우에는 THD 수치가 크면 소리가 나빠집니다.
즉 측정지표의 기준을 트랜지스터 앰프의 특성에 맞게 설계를 하여 이를 진공관 앰프의 측정에 사용을 하는 것부터 문제가 있는 것 입니다.